박항서 감독, 외국인 최초 2급 노동훈장 수훈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협회(VFF, Vietnam Football Federation)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2급 노동훈장을 받았습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박항서 감독은 27일 베트남 축구 협회에서 정부가 수여하는 2급 노동훈장을 받았습니다. 지난겨울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었던 30회 동남아시아 경기대회(SEA 게임, Southeast Asian Games)에서 60년 만에 베트남 축구 첫 금메달 획득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날 시상식에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국민과 여러 분야의 지도자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외국인 감독으로서 노동훈장을 받은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단지 열심히 훈련한 선수단의 대표일 뿐입니다. 이 훈장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기에,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라며 수훈 소감을 밝혔습니다.
박항서 감독은 2018년 아시아 축구연맹(Asia Football Confederation,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을 준우승으로 이끈 주역으로, 대회 종료 후 정부로부터 3급 노동훈장을 받은 이후 두 번째 수훈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또한 같은 날 시상식에서 베트남 22세 이하(U-22) 이영진 감독과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김한윤 코치가 베트남 축구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습니다.
베트남은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 컵’에서 우승한 경력은 있지만, 동남아 최고 종합대회인 SEA 게임에서는 그동안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습니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말 재계약에 의구심을 품었던 베트남 사람들에게 SEA 게임 금메달을 가져다주면서 실력을 입증해 보였습니다.
SEA 게임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브루나이, 동티모르가 참가하는 동남아시아 최대 종합대회로써, 2년마다 열리며 2021년에는 베트남이 개최국입니다.
1959년 1회 대회에서 월남이 축구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베트남인들은 이를 통일된 베트남의 축구 역사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박항서 감독, 베트남을 만나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협회와 국가대표팀과 U-23(올림픽대표팀)을 동시에 맡는 조건으로 2년을 계약하면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박항서 감독은 2002년 한국 국가대표팀 수석코치, 짧은 기간이었지만 2002년 월드컵 종료 후 2002년 아시안게임까지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도 맡았었습니다. 그 후 10여 년을 K-리그, K리그 챌린지에서 활약했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 축구협회와 계약 당시, 국내 실업팀 감독을 맡은 경력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베트남 국민과 언론의 불신이 많았습니다. 왜 리그에서 실패하고 실업팀을 맡고 있는 감독을 데려오느냐? 하고 말이죠.
하지만 계약 몇 개월 후 중국에서 개최된 AFC U-23 대회에서 우즈베키스탄에 패배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이 대회에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국민들로부터 ‘베트남 히딩크’, 한국에서는 ‘쌀딩크’로도 불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18년 아시안 게임 축구에서 56년 만에 4강 진출, 2018년 AFF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대회 우승을 이끌며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2018년 당시 제가 거주했던 호치민시 1군 큰길은 경기가 있는 날마다 온통 오토바이와 차량의 세리머니로 새벽까지 시끌벅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평소 20분이면 가는 거리를 교통 체증으로 1시간 이상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2019년에도 박항서 감독은 AFC 아시안컵에서 베트남을 12년 만에 8강에 진출시켰고, 킹스컵에서도 대회 준우승으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마지막 대회인 SEA 게임에서 축구 금메달을 안겨주며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축구 최강국 자리에 올려놓았습니다.
박항서 감독 연봉?
2017년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협회와 2년 계약 당시 24만 달러(약 2억 8천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2019년 재계약 당시 높은 연봉으로 국민들의 여론이 나빠지기도 했지만, 현재 60만 달러(약 7억 1천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역대 베트남 축구 감독 가운데 최고 대우입니다. 총 계약기간은 3년, 2022년까지 입니다. 베트남 축구협회는 박항서 감독의 연봉이 부담스러웠지만, 박항서 감독의 연봉을 지원하겠다는 대기업이 나타나 협약을 체결하고 연봉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정부의 포상 이외에도 지난 3년간 축구팬 및 기업들로부터 아파트와 자동차 등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역대 외국인 감독 연봉은 포르투갈 출신의 엔리케 칼리스토 감독 30만 달러(약 3억 5천만 원), 독일 출신 팔코 괴츠 감독이 26만 4천 달러(약 3억 1천만 원), 일본 출신 미우라 토시야 감독 18만 달러(약 2억 1천만 원), 호주 출신 알프레드 리에들 감독 12만 달러(약 1억 4천만 원)
박항서 감독, 대표팀의 아버지로 'CF요정'
베트남의 국민영웅 박항서 감독은 '파파 리더십'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과거 선수들의 발을 직접 마사지를 해주는 영상, 경기 중 상대편의 심한 반칙에는 자식을 보호하는 아버지처럼 심판에게 격렬히 항의도 했습니다.
선수단 이동 중 다친 선수에게 비즈니스 석을 양보하고, 선수들을 먼저 쉬게 하고 벤치를 직접 정리하는 등의 이런 자상한 모습에 선수들은 박항서 감독을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박항서 감독의 이런 따듯하고 친근한 이미지 때문에 광고계에서도 수많은 러브콜이 있었습니다. 베트남 축구팬들은 이제 ‘박항서 라면을 박항서 김치와 같이 먹고 디저트로 박항서 핫도그를 먹는다’는 말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박항서 감독은 삼성전자 TV & 스마트폰, 베트남 신한은행, 종갓집 김치, 서울 핫도그, 박카스, 소시지(베트남 기업 ‘득비엣’) 등 많이 광고 촬영을 하였습니다. 광고비로는 연간 약 5억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목표는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최우선 목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과 아세안 축구연맹 스즈키 컵 우승 타이틀 방어입니다. 현재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르던 중, 코로나 바이러스로 대회가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베트남은 말레이시아, 태국, 아랍에미레이트, 인도네시아와 함께 그룹 G조에 편성되어 현재 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2위 말레이시아에 승점 2점을 앞서며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남은 경기를 잘 마무리한다면 최종 예선까지 진출은 가능하겠지만, 최종 예선 진출 국가들의 예상 전력이 베트남에 크게 앞선 상황이라 본선 진출까지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상 박항서 감독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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